
이번 겨울 난방비 고지서 보고 깜짝 놀라셨죠? 저도 구축 빌라에 살면서 난방비 때문에 정말 속상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난방비를 아끼려면 보일러를 껐다 켰다 하거나 외출할 때 외출 모드를 눌러야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제 경험상 이건 오히려 난방비 폭탄을 맞는 지름길이었습니다. 바닥만 따뜻하고 윗공기는 차가워서 난방을 더 세게 틀었더니 난방비만 낭비되고 방은 여전히 추웠습니다. 그런데 방법을 조금만 바꾸니까 따뜻하게 지내면서도 난방비를 확실히 줄일 수 있더라고요.
난방 껐다 켰다 하면 오히려 손해
일반적으로 난방을 자주 끄면 가스비가 줄어들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믿었습니다. 실내 온도가 23도까지 올라가면 보일러를 끄고, 추워지면 다시 켜는 방식으로 한 달을 보냈는데 난방비가 평소보다 훨씬 많이 나왔습니다. 이유를 찾아보니 난방의 작동 원리 자체가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습니다. 보일러는 현재 온도를 목표 온도까지 맞추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여기서 목표 온도란 사용자가 온도조절기에 설정해 둔 실내 온도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목표 온도를 23도로 설정했는데 현재 실내가 20도라면, 보일러는 가스로 물을 데워서 바닥에 흘려보내며 23도가 될 때까지 계속 작동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23도까지 올라간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데 드는 에너지와, 떨어진 온도를 다시 끌어올리는 데 드는 에너지가 완전히 다릅니다. 난방을 껐다가 다시 켜면 실내 온도가 22도, 21도, 19도로 쭉쭉 떨어지는데, 이걸 다시 23도로 올리려면 보일러가 엄청난 양의 가스를 사용해야 합니다. 차를 운전할 때도 일정한 속도로 가는 게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는 것보다 연비가 좋듯이, 난방도 똑같은 원리입니다([출처: 에너지관리공단](https://www.kemco.or.kr)). 솔직히 이 사실을 알고 나서 제가 그동안 얼마나 비효율적으로 난방을 사용했는지 깨달았습니다. 난방비를 아끼려면 난방을 끄는 게 아니라, 애초에 목표 온도 자체를 20도나 21도로 낮춰서 24시간 유지하는 게 훨씬 경제적입니다.
외출모드는 언제 써야 할까
출근할 때 집에 아무도 없으니까 외출 모드를 눌러두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제 경험상 완전히 잘못된 방법이었습니다. 외출 모드는 실내 온도를 10도 안팎으로 유지하는 기능입니다. 여기서 10도란 수도관이 동파되지 않을 최소한의 온도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외출 모드는 난방을 거의 끄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저는 한겨울에 외박을 하고 다음 날 오후에 집에 들어왔는데, 실내 온도가 13도까지 떨어져 있었습니다. 이걸 다시 23도로 올리는 데 보일러를 하루 종일 돌려야 했고, 그달 난방비는 정말 끔찍했습니다. 그렇다면 외출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목표 온도를 2~3도만 낮춰두는 겁니다. 평소 23도로 설정해 뒀다면 외출할 때 20도로 낮추고 나가세요. 집에 돌아와서 다시 23도로 올리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실내 온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아서 다시 올리는 데 드는 에너지가 훨씬 적습니다. 외출 모드는 3일 이상 장기간 집을 비울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하루 이틀 정도 외출이라면 외출 모드 대신 온도를 조금만 낮춰두는 게 훨씬 경제적입니다. 외박을 하더라도 최소 17도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도록 설정해야 다음 날 난방비 폭탄을 피할 수 있습니다([출처: 한국에너지공단](https://www.energy.or.kr)).
개별난방은 온돌모드가 답
구축 빌라나 자취방처럼 개별난방을 사용하는 집이라면, 온돌 모드를 반드시 활용해야 합니다. 저도 구축 빌라에 살면서 실온 모드로만 사용하다가 온돌 모드로 바꾼 뒤 난방비가 확 줄어든 경험이 있습니다. 개별난방은 보일러가 가스로 물을 직접 데워서 바닥에 흘려보내는 방식입니다. 온도를 설정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실온 모드는 실내 공기의 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온돌 모드는 바닥에 흐르는 난방수의 온도를 기준으로 합니다. 실온 모드는 온도조절기 근처의 공기 온도를 센서로 측정합니다. 그런데 만약 온도조절기가 창가나 외벽 근처에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실제로 방은 따뜻한데 센서 근처만 차가워서 보일러가 계속 돌아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저희 집이 딱 그랬습니다. 바닥은 뜨거운데 윗공기는 차가워서 난방을 더 세게 틀었더니 난방비만 낭비되더라고요. 반면 온돌 모드는 난방수 온도를 보일러 내부에서 직접 측정하기 때문에 훨씬 균일한 난방이 가능합니다. 온돌 모드의 온도 단위가 60도, 70도처럼 높은 이유는 물의 온도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단열이 안 되고 외풍이 심한 구축 빌라라면 무조건 온돌 모드를 써야 합니다. 온돌 모드 사용 시 권장하는 난방수 온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 단열이 잘 안 되는 구축 빌라: 60~65도 - 단열이 보통인 주택: 55~60도 - 단열이 잘 되는 최근 건물: 50~55도 저는 온돌 모드를 60도로 설정해 두고 쓰는데, 이전보다 방이 훨씬 따뜻하면서도 난방비는 오히려 줄었습니다. 단열 상태가 좋아서 실내 온도가 잘 유지된다면 실온 모드를 써도 괜찮지만, 그게 아니라면 온돌 모드가 훨씬 효율적입니다.
지역난방은 간헐적 난방으로
아파트처럼 지역난방을 사용하는 집이라면 전략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지역난방은 개별난방과 달리 가스비 개념이 없습니다. 인근 열병합발전소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와서 사용하기 때문에, 난방비는 난방수를 얼마나 많이 썼느냐, 즉 사용량으로 결정됩니다. 여기서 간헐적 난방이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간헐적 난방이란 난방수를 계속 흘려보내는 게 아니라, 일정 시간만 받아서 바닥에 가둬두었다가 식으면 내보내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서 잠가두면 물이 공기를 데우듯이, 방바닥에도 뜨거운 난방수를 가둬두는 겁니다. 온도조절기에 타이머 기능이 있다면 이렇게 설정하세요. 1시간 중 5분만 난방수를 받고, 나머지 55분은 잠가둡니다. 5분 동안 방바닥에 60도 정도 되는 물을 가득 채우고, 55분 동안 그 물이 공기를 따뜻하게 만들도록 두는 거예요. 물이 식으면 다시 5분 동안 받고, 55분 동안 가둬두는 걸 반복합니다. 저는 처음에 온도조절기에 예약 버튼만 있어서 시간 단위로만 설정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두 번 누르니까 분 단위 타이머 기능이 나오더라고요. 5분 단위가 안 되는 기종이라면 10분으로 설정해도 괜찮습니다. 저희 집은 1시간에 10분씩 타이머를 설정해뒀는데, 난방비가 이전보다 30% 가까이 줄었습니다. 만약 온도조절기에 타이머 기능이 없다면 교체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온도조절기 교체 비용보다 간헐적 난방으로 절약되는 난방비가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지역난방은 난방수 사용량이 곧 돈이니까, 이 방법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정리하면, 난방비를 아끼는 핵심은 난방을 끄는 게 아니라 온도를 낮추는 것입니다. 외출할 때도 외출 모드 대신 온도를 2~3도만 낮춰두세요. 개별난방을 쓴다면 온돌 모드로 60도 정도 설정하고, 지역난방을 쓴다면 간헐적 난방으로 난방수 사용량을 줄이세요. 저는 이 방법들을 실제로 써보면서 난방비를 확실히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번 겨울, 여러분도 따뜻하게 지내면서 난방비는 아껴보시길 바랍니다.